粉雪、Springdale

똑바로 이어진 단지 한번 뿐인 긴 여행으로의 출발점

20250619 – 우울과 알고리즘

요즘 계속 우울한 상태다.

회사에서 가장 열정을 쏟았던 프로젝트도 점점 회의감이 들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피로감이 쌓인다. 회사가 나를 특별히 나쁘게 대했던 건 아니지만, 일이 잘 안 풀리면서 주변 분위기도 안 좋아지고, 그걸 고스란히 받아내야 하는 게 너무 지친다.

몸이 아파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가슴이 찌릿하고 머리가 아픈데, 검사 결과는 계속 “정상”이란다. 심리적인 문제라고 추정은 하지만, 실제로 아픈 건 분명히 느껴지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니 이게 다행인지 뭔지 헷갈린다. 주치의가 자리를 비운 사이, 같은 병원의 한국인 의사를 만나게 되었고 덕분에 내 상태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요즘 내 삶은 이런 활동들로 구성돼 있다:

  • 병원 다니기
  • 이직 준비하기
  • 사람들 만나고 돌아다니기
  • ChatGPT와 글쓰기
  • 가상화폐 자동거래 프로그램 만들기

가상화폐 자동거래: 다시 시작한 실험

사실 이건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 시기, 너무 심심해서 만든 적이 있었다. 과거 데이터를 가져와 다양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각 전략의 성과를 백테스트로 검증하는 방식이었다.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전략을 기반으로 실시간 매매 시그널을 생성하고, 자동으로 매수/매도를 진행하는 시스템.

결과는 실패였다. 오히려 가만히 들고 있는 게 이득이었고, 내가 만든 프로그램은 자동으로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그래도 모든 걸 직접 구현해봤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었다. 하지만 시간 대비 효율을 생각하면 안정적인 ETF에 투자하는 편이 훨씬 나았다.

게다가 당시 사용했던 Robinhood API는 공인된 게 아니라 계좌가 정지될 수 있다는 공포가 있었고, 회사 일이 바빠지며 자연스럽게 잊혀졌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는 ChatGPT가 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꿨던 것처럼, 지금은 LLM이 그런 역할을 하는 시대다. 이 녀석은 감정은 없지만, 생각하는 것 같은 결과물을 만든다. 오히려 인간보다 논리적일 수도 있다.

다시 시작: 새로운 도구와 구조

ChatGPT가 알려준 Alpaca라는 플랫폼은 공인된 API를 제공하고, 가상 계좌로 테스트도 가능하다. 새로운 전략도 추천해주고, 코드까지 도와준다. 최근엔 AWS Lightsail에서 클라우드 서버도 하나 구매했다. 24시간 돌아가는 서버니까, 여기에 시스템을 올리면 진짜 자동매매가 가능하다.

그래서 Robinhood는 현물 주식 용도로만 두고, 가상화폐—특히 달러 기반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거래 시뮬레이터를 돌리고 있다. 나중에 결과가 괜찮으면 실거래로 전환할 생각이다. 회사 업무도 데이터 기반 예측이 많다 보니, 이 프로젝트가 나에겐 일종의 리프레시다.

시스템 개요

  1. 가상 자산 $1,000,000로 시작
  2. 최근 30일치 비트코인 5분봉 데이터(약 8,640개)를 수집
  3. 25개 일반 전략 + 5개 머신러닝 전략으로 백테스트
    1. 일반 전략: SMA, RSI, MACD, Bollinger Band 등
    2. ML 전략: 확률 기반, LSTM, Random Forest, XGBoost, Ensemble
  4. 각 전략의 수익률 계산 → 매수/관망/매도 의견 도출
  5. 수익률이 낮은 전략은 반대 의견을 가중 반영
  6. 전체 의견 가중 평균 → 최종 전략 결정
  7. 외부 요소: Bitcoin Fear & Greed Index 반영
  8. 전략과 지수가 일치하면 강하게 매수/매도, 다르면 소극적 실행

앞으로 할 일

  • 텔레그램 봇 연동: 거래 발생 시 실시간 알림
  • 뉴스 분석 통합: 공포지수 외에 기사 분석을 통한 추가 전략 판단

현재 상태

지금은 관망만 나와서 거래를 못 하고 있다.
진짜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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