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에 대하여
나는 유흥을 가볍게 보거나,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을 곱게 보지 않는다.
물론 유흥이 생산적인 활동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 나름의 존재 이유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실 따지고 보면, 대부분의 여가 활동이나 취미도 유흥의 일부 아닐까?
이규완처럼 도박, 놀이, 스포츠 등 모든 ‘쓸데없어 보이는 것들’을 싸잡아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유흥은 때로는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일 수도 있고, 그저 삶의 압력을 잠시 흘려보내는 배출구일 수도 있다.
한때는 나도 유흥에 대한 막연한 갈망과 열등감 같은 것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땐 다소 쑥스러웠지만 피하지 않았고, 나를 이끌어준 친구들 덕분에 여러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단, 내가 선을 그은 두 가지는 있다.
첫째, 여자를 돈으로 사는 일. 사람을 물건처럼 대하게 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둘째, 단 한 번으로도 중독될 수 있는 약물.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걷게 될까봐.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안전이 보장된다면 어떤 유흥이든 경험해볼 의향은 있다. 물론… 금연은 여전히 어렵다. 하하.
한편, 유흥을 더럽거나 무익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건 경험 없는 사람의 공포와 편견일 뿐이다.
직접 경험하고 나서 ‘내게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건 존중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예 시도도 안 해보고 두려워서 선을 긋는다.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과는 거리를 두고 싶다. 유흥뿐만 아니라, 자신이 모르는 세계에 대해 그렇게 선을 긋는 사람들은 결국 자기 자신을 가둬버린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멋져 보이는 껍데기를 두르고 있어도, 속은 비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그런 ‘껍데기’를 과도하게 중시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싶다.
나는 유흥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다.
나 역시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게 많다.
다만, 자신이 모르는 세계나 사람을 경멸하거나 낮춰보는 시선, 그런 마음가짐만큼은 정말 받아들이기 어렵다.
“간접 경험이 있다”거나, “이젠 나이도 들었고…” 같은 핑계는 별로다.
그렇다면 젊었을 땐 도대체 뭘 했던 걸까?
내 장점 중 하나는 편견이 없다는 거다.
하지만, 그로 인해 손해보는 일도 많다.
세상엔 어쨌든 경향이란 게 존재하고, 인간 사회에 축적된 ‘빅데이터’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이가 들어서도 편견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
사회 속의 나
시간이 흐르면서 직장 생활에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다. 솔직히 7~8년차까지는 무의미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누군가와의 만남을 계기로, 이상하리만치 많은 것들이 서서히 풀려갔다. 올해까지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일들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 3년은 무난할 것 같다.
요즘 내 일상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재미있는 건 결국 회사 일이다. 주말이나 연휴가 오면,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한다. 그럴 때 회사 동료들이 산행이나 식사 자리에 초대해주면, 그들은 내가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고 말하지만, 사실 나도 그들이 보고 싶어서, 그냥 심심해서 나가는 거다. 표현은 못 하지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요즘, 열심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회사 일이라는 게 좀 씁쓸하기도 하다.
1월엔 주말마다 누군가를 만났다. 지금은 그럴 일도 없겠지만, 어쩌면 그런 일들이 내가 30대에서 찾고 있던 ‘즐거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윤석열 나이로 36살.
30대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10대, 20대는 느리게 흘렀고 변화도 많았는데
30대는 그냥 한 방향으로만 질주해온 것 같다.
그리고 문득 생각이 든다— 나도 언젠가 삼성전자에 남은 ‘결혼 안 한 아저씨들’처럼 살게 될까? 그분들, 대부분 멋지긴 하지만…나는 이제 내 가정을 꾸리고 싶은 것 같다.
열정이란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다.
잘 되는 건 행운이다.
나는 원래 열심히 하는 걸 좋아하니 상관 없다.
하지만 잘될지는…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더는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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